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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형태

  괴담체의 외양은 인간과 비슷하게 생겼다. 신체 내부의 장기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장기는 그저 모조품일 뿐, 제 역할을 하지는 않는다. 장기는 그저, 사람들을 통해 옮겨다녔던 소문, 기억의 편린이 응집한 것일 뿐이다.

  괴담체는 사람들의 “기억”, 그렇게 만들어진 괴담으로써 생을 이어나간다. 그렇기에, “괴담" 자체가 사람들을 통해 계속 전해지고만 있다면 “괴담체”는 죽지 않는다. 괴담의 내용이 달라지더라도 마찬가지다. 속삭이던 “기억”이 중요한 것. 이야기는 언제든 바뀔 수 있고 변질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속삭이던 사람의 기억은 변하지 않는다. 괴담체가 바로 그 기억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에, 기억은 언제나 그 순간에 머물러 있다. 기억을 통해 태어난 괴담체로 인해서, 다시 그 기억이 유지되는 순환 구조인 것이다.

  2. 생명 / 목숨

 

  괴담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괴담체의 생生은 끝이 난다. 괴담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던 사람이 그 기억을 잊는 순간, 괴담체는 흔적도 없이 스러진다.  남아있는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 괴담의 “남아있지 않은 흔적”을 발견하고 속삭이기 시작한다면, 그 괴담체는 다시 태어날 수 있다. 이전의 괴담체와 같은 기억을 공유할 수는 없기에(이전의 모습을 유지시켜주던 ‘기억’이 이미 없어졌기에) 전과 똑같은 존재라고 말할 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괴담체들은, 자신의 가족이었던 괴담체를 살려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간에게 “남아있지 않은 흔적”을 뿌리고, 괴담체를 살려내 자신의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공동체 항목 참고)

  이렇게 한번 ‘죽었던’ 괴담체를 다시 살려내는 방법이 있기는 하나 이 방법을 실제로 사용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괴담을 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목소리 혹은 이와 동등한 수준의 강한 사념을 가진 “인간”만이 괴담의 기억을 전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괴담체가 갖고 있는 기억으로는 생生을 끝낸 괴담체를 다시 살려낼 수 없다.

  3. 공동체

  한 공간에 하나의 괴담체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한 공간 안에서도 여러 종류의 괴담이 존재할 수 있기에 (학교 괴담이 그 예 중 하나다.) 괴담체들 역시 여럿 존재할 수 있다.

  같은 공간에서 태어난 괴담체는, 유사 가족의 형태를 띤다. 그러나 모든 괴담체들이 서로를 유사 가족으로 여기는 것은 아니다. 같은 공간에서 태어났지만 서로의 근원이 되는 “기억”이 너무나 달라서, 가족의 역할을 지워버린 괴담체도 있다. 단순하게 성격 차이로 가족이라 인정하지 않는 괴담체도 있으니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가족과의 사이가 좋지 않은 인간이 있듯, 같은 공간에서 태어났으나 서로의 사이가 좋지 못한 괴담체들도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괴담체는 “피”가 없기 때문에 (피의 역할을 하는 것은 괴담체가 태어난 공간과 기억이다) 서로가 서로를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가족이 아니다.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공동체는 결국 그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므로.

  4. 공간

  보통 괴담체는 자신이 태어난 공간, 그 괴담의 배경이 되는 공간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물론 예외는 언제나 존재한다. 그 중 하나를 이야기해볼까. 괴담체가 “인간”에게 강한 감정, 욕망을 품었을 때 밖으로 나갈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했을 때, 그 괴담은 자신을 유지하고 있는 “기억”의 일부를 손실하게 된다.

  괴담의 배경이 되는 공간 / 괴담이 태어난 공간이 한정적이지 않은 괴담체도 있다. “모 대륙에는 식인 문화가 있다더라”와 같이, 넓은 공간(대륙)을 차지하는 괴담은 그 대륙 자체를 공간으로 삼아, 괴담체를 낳게 된다. 물론 이러한 괴담은 인간들 사이에서 오갈 때 좀 더 구체적으로 변해야만 하고, 그 사이에 강한 사념(“식인이라니 끔찍해, 역시 하찮은 종이네” 와 같은 차별/혐오)이 투영되어야만 가능하다. 이 사념이 “혐오적”인 것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 소문이나 괴담은 부정적 감정에 비해 그 수가 매우 적다고 알려져 있다.

  5. 언어

  괴담체들은 인간들의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괴담체들끼리 대화를 할 때는 그 괴담체만의 기억에서 발생하는 기운이 언어의 역할을 한다.

  그러니 인간과 달리, 입을 열지 않아도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6. 인간과의 관계성

  괴담체들은 인간의 기억에 의해서 태어났으나 단지 그뿐이다. 괴담체들에게 “인간”이라는 종 자체는 역겨운 존재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을 구성한 “기억”에서 발견되는 인간의 모습을 볼 때마다 그 기억에 참여한 여러 인간들의 감정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해친 인간은 어디에든 있다. 그런 인간들이 투사된 기억은 “괴담” 자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괴담체와 인간은 “종” 자체가 다르다. 그저 외양이 “인간”과 닮았을 뿐. 인간에게 긍정적인 감정, 호의적인 감정을 지니고 있는 괴담체도 있다. 자신의 탄생 기원인 “기억”이 그 근거로 작동할 수도 있고, “괴담체”로 살아가며 본 풍경―기억들이 근거일 수도 있겠다.

  대부분의 괴담체는 태어난 공간에서 다른 괴담체와 함께 평범하게 살아간다. 보통의 인간들은 괴담체를 '인식'하지 못한다. (예외도 있지만 이곳에 서술하지는 않기로 한다.) 그러나 이따금, 인간에게 어떤 감정을 품게된 괴담체가 그 공간 밖으로 나가게 되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그 괴담체는 해당 인간의 마음을 얻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인간이 자신을 ‘인식’하고 더 나아가 “함께 하고 싶다” 고 생각해야지만 괴담체가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실패할 경우, 그 괴담체는 해당 괴담에 대한 자격을 잃고 소멸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괴담체들은 인간과 접촉하는 것을 꺼려한다. 인간에게 강한 감정을 품게 되면 처참한 끝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간이 괴담체에게 마음을 품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변수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7. 가능성

  괴담체를 잃은 괴담은, 다시 새로운 괴담을 낳기 위해 속삭이기 시작한다.

  인간이 괴담체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괴담체가 인간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에 해당하는 “조건 사항”은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마무리하며,

“괴담체”라는 종은 “괴담체” 라는 말만으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저자가 이곳에 서술한 것 이외에도 다른 사례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며,

이곳에 모든 것을 서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므로

공통적인 지점을 제외한 것들은 생략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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